- 주 제 : 다산재독(茶山再讀)-'실학'으로서의 한국학
- 저 자 : 김호(HK연구교수)
- 게재지 : 역사학보
- 발행일 : 2024년3월
- 초 록
본고는 ‘역사학의 학문적 본성’에 관한 필자의 성찰이다. 역사가는 ‘그의 사실’을 쓰는 동안, 과거를 실증하지만 실은 현실의 난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필자는 다산 정약용을 재독하면서 ‘실학으로서의 한국학’을 모색할 계획이다. 다산은 조선후기의 사회문제를 관찰하면서, 가족의 붕괴와 연이은 공동체의 타락이 궁극적으로 국가의 소멸로 이어진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가족의 회복’이 급선무였다. 다산은 혈연을 넘어선 ‘사회적 구성으로서의 가족’을 상상했는데, 이는 ‘두터운 인간관계’ 위에서 가능했다. 두터운 인간관계의 형성은 가족을 넘어 공동체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동력이다. 당연하지만 한 가족의 유지는 기본 생활이 가능해야 유지된다. 이후에는 두터운 인간관계를 교육하여 공동체로 확장한다. 가족의 지속가능성과 그 안에서 인민들의 자립이 가능해진 후, 이들을 대상으로 현능한 사람을 선발하여 국가의 관료로 등용하도록 했다. 다산은 부(富)가 정의롭게 재분배되고, 관리 선발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면 조선이라는 나라가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오늘날 한국이 당면한 사회적 난제들 중 상당수는 조선후기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산의 저술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일이야말로 한국학자가 추구해야할 ‘방법으로서의 실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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