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제 :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시대의 북한 고고학 비교-조선고고연구 멀리서 읽기
- 저 자 : 고일홍(HK연구교수)
- 게재지 : 통일과 평화 15권 1호
- 발행일 : 2023년 6월
- 초 록
『조선고고연구』는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에서 1986년부터 계간으로 발행해 온 북한고고학의 대표 학술지로, 북한 고고학의 역사를 추적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차자료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조선고고연구』에 수록된 글들을 분석하여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체제의 북한 고고학 활용 전략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추적하였다. 분석 대상 텍스트가 방대한 관계로, 이번 분석을 위해 ‘디지털 인문학’의 ‘멀리서 읽기’ 방법론을 도입하였다. 본 분석에서 사용된 ‘멀리서 읽기’ 기법은 총 3가지였다. 우선,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시대에 게재된 모든 논문의 제목으로 구성된 말뭉치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였다. 각 시대의 주요어를 워드 클라우드로 시각화하였고, 토픽 모델링을 통해 대표 주제 5개 및 연관 주요어를 제시하였다. 그 결과 김일성·김정일 시대를 거치면서 ‘발전’의 중요도가 낮아지고, ‘평양’의 중요도가 높아졌음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김정일 시대 ‘조선민족제일주의’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왕릉’, ‘개성’, ‘문화유산’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만월대’가 새롭게 주요어로 등장하였음을 확인하였는데, 이는 ‘문화유산보호법’의 채택 및 ‘사회주의기업 책임관리제’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판단하였다. 한편, 『조선고고연구』 수록된 ‘교시적’ 글의 제목과 가장 먼저 등장하는 교시의 내용에 대해 주요어 분석과 시맨택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김정일·김정은 시대의 교시 중 가장 중요한 주요어가 ‘력사’에서 ‘민족’으로 전환되었고, 또한 김정은 시대 교시의 시맨틱 네트워크에서 ‘문화유산’의 중심성이 ‘민족’ 다음으로 높게 나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김정은 시대 ‘민족’ 담론의 변화, 그리고 북한 정권이 고고학 성과를 바탕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판단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