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제 : 무덤연구의 다각화를 위하 노력: 네트워크 시각화와 '배치' 개념의 적용
- 저 자 : 고일홍(HK연구교수)
- 게재지 : 한국상고사학보 120호
- 발행일 : 2023년 5월
- 초 록
고고학에서 무덤 연구는 무덤의 형식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분류를 진행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이와 같은 '자료의 정리'는 분석에 앞서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온 고고학 자료의 정리 방법인 '유사성이나 차이점에 입각한 그룹의 설정'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방식에서는 대세의 흐름에 벗어나는 '아웃라이어(outlier, 이상치)' 무덤들을 감당하기가 어렵고, 또한 유사성에 입각하여 동일한 그룹으로 묶인 무덤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점이나, 반대로 차이점에 의해서 서로 다른 그룹으로 나누어진 무덤들이 공유하는 유사성을 나타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보완해주는 대안적 자료 정리의 방법으로 '네트워크 시각화'를 제시하였다. 우선 '네트워크 시각화'가 어떻게 대안적인 범주화의 방법이 될 수 있는지를 제시하기 위해 '범주화'와 '분류'에 대한 이론적 검토를 진행하였고, 그러한 새로운 범주화 방식의 유용성을 입증하기 위해 완주 상운리 유적의 무덤 데이터에 대한 네트워크 시각화를 시도하였다. 그리고 필자는 네트워크 시각화의 도입이 최근 서양 고고학계에서 진행된 본질주의적 범주화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적 성찰로부터 비롯되었음을 밝혔다. 즉, 필자는 드로리즈(Deleuze)와 가타리(Guattari)의 '배치' 개념을 적용하여 양식·형식·유형이 과거 사람들의 지속적인 실천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며,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관점이 등장하게 되었음을 소개하고, 그것이 반영된 고고학적 양식·형식·유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낙랑 고분의 사례에 '배치' 개념을 적용하여 낙랑 고분의 '세부 형식'들을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형식'의 '만들어짐의 과정'에서 등장하는 '사건'들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본고에서 제시한 네트워크 시각화와 비교하기 위해 다변량 통계분석의 결과의 시각화 방법들을 살펴보았다. 결국, 본고에서는 네트워크 시각화와 배치 개념의 고고학적 유용서을 제시함으로써, 유사성과 차이점을 함께 고려하는 범주화의 가능성이나 양식·형식·유형의 유동성에 대한 고고학자들의 고민을 심화시키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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