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제 : 기성 언론과 디지털 대항 공론장: 2023년 가자 전쟁과 한국 사회의 담론 지형
- 저 자 : 안소연(HK연구교수), 구기연(HK교수)
- 게재지 : 중동연구
- 발행일 : 2025년 11월
- 초 록
전통 매체에서 디지털 매체로의 미디어 환경 전환은 정보의 생산과 대중들의 소비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과거 기성 언론은 엘리트 집단의 목소리를 우선적으로 반영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정보를 검열하고 편집하는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기성 언론의 정보 지배는 대중들의 불신을 낳았다. 기성 언론에대한 회의감이 증가하는 시점에 나타난 소셜 미디어는 대중들이 직접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다. 소셜 미디어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가 제도적 통제 장치를 초월하여 새로운 시각의 정보가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계층에게 확산될 수 있게만들었다. 전통 언론 매체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가 추락하면서, 대중은점차 유튜브, 트위터(X),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새로운 소식을 접하고 그들만의 담론을 형성하게 되었다. 2023년 가자 전쟁 발발 이전 한국의 기성 언론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주로 서방의 관점에서 보도하고 뉴스를 재생산하는 역할을 하였다. 특히 한국 언론들은 이-팔 분쟁을 미국과 서양 국가들의 안보 인식이나 이스라엘과 우호적 관계에 기반한 언론 보도 내용에 의존한 보도를 일삼아왔다. 따라서 한국 사회의 대중들이 이-팔 분쟁의 이면을 심도있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었다. 한국 언론의 편향된 이-팔 분쟁 보도 양상은 2023년 가자 전쟁에서도고스란히 드러났다. 보수 언론은 특히 2023년 가자 전쟁을 한반도 안보위협 상황에 빗대어 보도하는 성향을 자주 보여주었다. 하마스를 북한에빗대는 프레임으로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노석조 2023; 이태형2023). 반면 한국 진보 언론은 가자 지역의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 보도에 집중했다(이본영 2023; 이승준 2024; 손우성 2023; 선명수 2024). 하지만 이 또한 진보 언론의 독자층을 의식한 태도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극명하게 상반된 보도 패턴은 한국 언론 지형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이념적 분열을 반영하며, 정치적 성향이 뉴스 프레이밍에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주었다. 한편 2023년 가자 전쟁은 한국 사회의 담론지형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엘리트 기성 언론 보도에 의존하지 않고 시민사회 단체들이가자 전쟁을 직접 분석하고 공론화시키는 노력이 등장한 것이다. 동시에소셜 미디어를 통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담론이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과 공유되고 재생산되면서 이-팔 분쟁에 대한 다원화된 시각이 확산되었다. 한국의 시민사회단체와 학생 단체들은 #팔레스타인연대(#Palestine Solidarity)와 같은 해시태그를 활용하여 초국가적 연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플랫폼이 기성 언론의 담론을 보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실천적 행동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담론 지형의 변화를 입증한다. 그동안 이-팔 분쟁이나 2023년 가자 전쟁의 양상을 고찰하는 연구는다양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한국 언론의 이-팔 분쟁에 대한 보도 양상고찰 연구는 일부 연구에서만 이루어졌다(김수완 2016; 백승훈 2024). 본 연구는 먼저 2023년 가자 전쟁에 대한 한국 기성 언론의 보도 양상을분석하였다. 또한 기성 언론의 2023 가자 전쟁 보도 양상과 비교 연구를위해 한국 사회 팔레스타인 시민 운동 활동 단체 대표와의 인터뷰와 활동내용들을 분석함으로써 이-팔 분쟁에 대한 새로운 공론화의 모습을 연구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