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제 : 환난상휼의 실천, 16·17세기 향촌사족들의 지방 의국(醫局) 운영
- 저 자 : 김호(HK교수)
- 게재지 : 역사와 현실 127호
- 발행일 : 2023년 3월
- 초 록
선초 이래 조선 정부는 의료 혜택의 확산을 위해 지방의 곳곳에 의국을 건립했다. 지방 의국의 존속 가능성은 국가의 설립 의지 이외에 향촌 사족들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 나아가 의학 지식을 갖춘 유의들의 호응이 결정적이었다. 요컨대, 지방 의국을 확산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이에 호응하여 공공의 실천에 앞장서려는 향촌 사족들의 자율적 참여가 절실했다. 16세기 이래 조선의 향촉 사족들은 해당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향소를 중심으로 서원과 향교, 의국 등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그동안 향촌 사족들의 공공 실천에 대한 연구들이 적지 않았찌만, 상당수의 연구는 중앙의 지배에 대응하는 향촌 사족의 활동을 '저항 혹은 자치'와 같은 이분법의 구도로 단순화시켜 설명해 왔다. 본고에서 필자는 위기지학의 성리학을 표방했던 향촌 사족들이 지방 의국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유의로 활동했던 구체적인 양상, 그리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성리학은 물론 실용의 학문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음을 강조했다. 지방 의국의 지속은 국가와 향촌 사족의 대립이 아닌 협응이 핵심 열쇠였다. 이 글은 영주 의국 제민루의 유의 이석간과 운영에 참여했던 박종무의 실천, 충주 의국의 복설에 관여했던 이득윤 등 충주의 재지 사족들의 노력, 마지막으로 무안에 의국을 설립했던 송제민과 그의 학문 경향을 탐구함으로써, 16~17세기 성리학자들의 향촌 내 공공 실천과 그 의의를 역사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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