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본 총서는 아시아인 지역 정체성의 현재 좌표와 가능성을 다루고 있는 시론이다. 아시아인의 ‘아시아 정체성’ 탐구는 필연적으로 상충하는 두 가지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한다. 한편으로 지역으로서 아시아는 역사적 구성물이다. 에드워드 사이드가 비판적으로 성찰한 오리엔탈리스트가 구성한 동양과 냉전 시대 미국이 안보 정책의 일환으로 구획한 아시아의 세부 지역은 특정 시기 정치경제의 산물이며, 현실적 필요에 조응하여 만들어진 구성물임이 분명하다.

다른 한편으로, 일단 구성된 아시아 정체성은 오늘날 사회적 상호작용과 담론을 매개로 강화되어 실재가 되어있다. 이데올로기가 과학적 실체와는 무관하게 일단 집단의 사고로 정착되면 현실 세계에서 작동한다는 마르크스의 주장처럼 아시아 지역 정체성은 아시아인의 사고에 실재하며 이들의 실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연구의 저자들은 아시아 각 지역의 흥미롭고 생생한 사례를 통해 아시아 정체성의 작동 양상과 현재 의미를 파악해보고자 했다. 아시아화와 아시아 정체성을 다루어야 하는 이유, 산업화와 이주가 아시아화와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 국가와 미디어의 담론이 아시아 정체성을 포획하고 아시아인의 정체성을 변형하는 과정을 이해하고자 시도했다. 이처럼 이 연구는 장기적으로 메가아시아의 형성 가능성과 한계를 탐색하려는 목표 아래 추상적 이론을 경험적 사례와 결합해 본 시론으로서 의미가 있다.


Contents

서문 – 채수홍
제1장. 아시아의 아시아화: 영역, 맥락, 함의 – 장경섭, 윤종석, 허설화
제2장. 한국 다국적 벤더(Vendors)의 아시아 지역통합과 조직 – 권현지
제3장. 베트남 산업노동자와 동아시아 자본의 만남 그리고 민족·지역 정체성 – 채수홍
제4장. 중국 선전 경제특구의 지역정체성 발전전략과 중국식 아시아화 – 윤종석
제5장. 걸프 지역 남아시아 이주노동자의 기회와 도전 – 김경학
제6장. 이란의 위성 미디어 채널을 통한 전지구적인 정체성들과의 경합 – 구기연
제7장. 중앙아시아 부하라 유대인의 초국가적 공동체: 네트워크, 미디어, 정체성 – 최아영
제8장. 글로벌 일본의 곤경과 재흥을 위한 ‘제3의 개국’ 담론 – 박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