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00년 1월 1일 파리의 에펠탑 아래에서 바로 옆의 ‘낯선’ 여인이 권하던 샴페인을 얻어 마시며 군중 속에서 환호하던 나는,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 다가올 아시아의 변화와 미래를 상상조차 못했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21세기의 아시아는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으로 부상하면서 과거의 20세기와는 다른 ‘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새로운 아시아’의 교류가 계속 늘어나면서, 지역 내, 소지역 간의 ‘존재의 상호 연관성’도 커지고 있다. 그래서 전통적인 제국의 오만한 ‘문명적’ 시선과 서구 중심의 ‘이방인적’ 시선을 넘어, 덜 치우친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있었던 혹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도와 작업이 요구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HK+메가아시아연구사업단의 ‘비교지역연구 클러스터’는 아시아연구소의 5개 지역 센터 및 외부 연구 기관과 협력하여 ‘새로운 아시아’를 성찰하기 위해 비교지역연구의 틀을 가다듬고, 인문학적인 통찰과 사회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지역연구 방법론을 모색하며 지식의 배양과 실천적인 활동을 선도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표로 간행하게 된 HK+메가아시아연구총서 『아시아의 20세기 지역변동과 지역상상』은 한국, 인도, 베트남, 소비에트 연방의 식민과 탈식민, 에너지 자원과 중동의 등장 등과 같은 ‘지역변동’의 다양한 흐름과 이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난 ‘지역상상’을 로컬과 지역, 글로벌의 시야를 넘나들며 조망한다.


목차

서문 ‘무상(無常)’한 ‘지역변동’과 ‘무아(無我)’의 ‘지역상상’ – 윤대영(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제1장. 문명대전환기 지구지역학의 가능성을 찾아서: 한반도의 네 차례 전환기 – 백영서(연세대학교)
제2장. 스와데시 신드롬, 20세기 인도와 상상의 조국 – 이옥순(인도연구원)
제3장. 석유 시대의 개막과 중동의 세계사적 등장 – 유달승(한국외국어대학교)
제4장. 소연방과 중앙아시아: 지역 정체성과 결정화, 그 역사적 수렴과 발산 – 정세진(한양대학교)
제5장. 20세기 초 동아시아 연대의 ‘빛’과 ‘그림자’: 베트남 독립운동가들의 해외 활동과 자민족중심주의 – 윤대영(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제6장. 대동아공영권 경험과 식민주의 망각 – 홍종욱(서울대학교)
제7장. 일대일로와 문명론적 지정학 – 백지운(서울대학교)
제8장. 21세기 아시아의 한국발(發) 청사진: 이니셔티브에서 신남/북방 전략까지 – 이정훈(서울대학교)